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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 9일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서건창(36)과 1+1년 총액 5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4년 시즌 뒤 세 명의 소속 선수(장현식·임기영·서건창)가 FA 자격을 신청한 KIA는 장현식은 LG에 뺏겼으나 임기영 서건창은 계약을 마무리하며 전력을 유지했다.
오랜 기간 협상이 쉬이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테이블이었다.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던 서건창은 하필 FA를 앞두고 찾아온 부상과 부진, 그리고 하락세 탓에 FA 자격 신청을 미루는 일이 계속됐다. 하지만 2024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했고,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0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기본 연봉 5000만 원에 걸려 있던 인센티브(7000만 원)까지 모두 거머쥐었다.{adsense:ad1}
더 이상 FA 자격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었는지 서건창은 FA 자격을 신청했다. 보상 등급도 C등급이라 보상 선수가 필요하지 않았다. 장벽이 낮았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 시간이 기다려 행사한 자격인 만큼 충분한 대우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비교적 냉정했다. 선수의 눈높이와 시장의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분명 쓰임새는 있는 선수지만 많은 나이에 수비 포지션도 애매한 탓이었다.
KIA의 첫 제시액도 백업 선수에 가까운 대우였고, 이 때문에 협상이 꽤 오랜 기간 공전했다. 다만 이후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낸 끝에 캠프 출발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1+1년에 계약금은 1억 원, 연봉 총액은 2억4000만 원, 그리고 인센티브가 총 1억6000만 원이다. 2025년 옵션을 충족해야 2026년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구조다. 옵션 허들은 제법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2024년 시즌 정도의 성적은 내야 2026년 연장을 할 수 있고, 그래야 2년 총액 5억 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
서건창은 2024년 시즌 초·중반 KIA가 부상 선수들로 어려움에 빠졌을 때 활약했던 공이 있다. 1루와 2루를 모두 봤고, 좌타 대타로도 결정적인 순간 좋은 활약을 했다. 지난해 연봉과 인센티브 총합인 1억2000만 원의 가치는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있다. 타격에서 반등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벤치로서는 활용성이 적지 않다. 이범호 KIA 감독은 베테랑들이 요소요소에서 경기를 풀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다. 이번 서건창 계약도 현장에서 “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서건창은 팀에 있으면 꼭 주전은 아니더라도 백업으로서 도움이 된다. 계약 총액 자체가 크지 않고, 전체 총액의 꽤 큰 비중인 32%가 인센티브라는 점, 2026년 자동 연장 옵션 허들이 제법 높아 활약 여부에 따라 2026년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계약 설계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남은 건 서건창이라는 즉시 전력 베테랑, 그리고 앞으로 키워 나가야 할 어린 선수들의 공존이다. 꽤 복잡한 방정식이 될 수 있어 이 부분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그냥 어린 선수들을 키우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극단적으로 봤을 때 서건창이 FA 시장에 나간 뒤 협상을 하지 않았으면 됐다. 하지만 KIA는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다. 현재 베테랑 선수들이 버틸 때 최대한 성적을 위해 달려야 할 때다. 당장 KIA 내부에서는 2025년에 우승을 하지 못하면 2026년부터는 우승 확률이 조금씩 더 떨어진다는 냉정한 판단을 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 없이 버틴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에 비해 상수에 가까운 서건창은 현장이 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선수였다. 남긴 것 자체는 잘한 일이었다.
▲ 현재 대기하고 있는 내야 자원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윤도현은 전천후 백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다만 KIA 내야는 외야에 비해 키워야 할 선수가 많다. 서건창의 포지션인 1루와 2루에는 변우혁 윤도현 박민 등 출전 기회를 기다리는 잠재력 넘치는 어린 선수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3년간 뛰었던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1루수 패트릭 위즈덤으로 바뀌면서 내야 구도가 더 촘촘해졌다. 일부 선수들은 군에 보내 후일을 도모하게 한다고 해도, 일부 선수들은 이미 군 문제도 해결했다. 그렇다고 쉽게 트레이드할 수 있는 자원들도 아니다. 김선빈 서건창은 이제 30대 중반에 이른 선수들이고, 위즈덤은 외국인 선수라는 특성상 언제 팀을 떠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고차 방정식을 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프런트의 설계, 현장의 실행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옵션 기준 등이 겹쳐 현장에서 이를 컨트롤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KIA는 위즈덤과 서건창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을 전수하며 팀을 이끌어주길 바라고 있다. 선순환의 구조로 이어지려면 지금부터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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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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